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콩나물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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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벽길。(@story1)2025-01-30 17:58:27
[ 콩나물밥 ]
충청도 보은 산촌에서 클 적,
겨울철 고향집 사랑방 윗목에는
콩나물시루 하나가 빈 자리를 차지하였다.
그 시절 소년이던 나는
이불 속 눕기 전 할머니가 시키는 대로
콩나물시루에 물 뿌려주고 잤다.
축축한 시루 보자기 벗겨내고
바가지 물 서너 번 콩나물 싹에 뿌려주면
빗소리처럼 쏴아 쏟아지다가
퐁퐁 동굴 속 물방울 소리로 들려왔다.
집안 가사를 맡은 작은누나는
직접 키운 그 콩나물로 저녁밥을 지었고,
할머니, 아버지, 작은누나, 형, 나.
우리가족은 뜨끈한 콩나물밥을 비벼먹었다.
아슥아슥 식감 콩나물
들기름 양념간장 배인 구수한 뒷맛.
그 겨울 고향집 저녁 메뉴,
기억 속의 콩나물밥이 먹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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